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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공부3

아크릴화 I (3) 학교의 장애학생 서비스(SSD)에 가서 면담을 했다. 면담이라고 하지만, 이미 작성해 놓은 종이에 사인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젤은 벌써 주문했다고 한다. 다음 주 수업에 들어가니 새로 온 이젤이 준비되어 있다. 테이블 위에 놓고 쓰니 팔도 안 아프고 편하다. 교수 말이 내게 빌려 주었던 자기의 테이블 이젤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한다. 난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새 이젤 위에 캔버스를 놓고 그림을 그렸다. 이미 만들어진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는 처음이다. 집에 가서 그림을 마저 완성하는 것이 다음 주 숙제였다. 다음 주 수업에서는 반원들이 완성해 온 그림을 보고 함께 검토/비평 (critique)을 했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그림을 하나 선택해 관찰하고, 의논을 나누어 메모하고, 발표를 한 .. 2024. 3. 28.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스케치 요령을 배우려고 유튜브를 찾아보다가 우연이 ‘이연’이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다. 연필을 종이에서 떼지 않고, 잘못된 선을 지우지도 않고, 몇 번 쓱쓱 하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녀의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제법 내공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알라딘 중고 책방에서 책을 찾다가 그녀의 책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을 발견하곤 주저 없이 주문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요령(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책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에세이 집이다. 그림을 주제로 쓴 에세이니 만큼 그림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들어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30살이.. 2022. 5. 14.
Drawing I (1) 내 나이 13-14살 중학생 나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버지는 내게 장래 직업이 될만한 기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하루는 내게 시계수리와 그림 중 어느 것을 배우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림쟁이는 밥 먹고 살기 어렵다고 들은 것이 있어, 시계수리를 배우겠노라고 했다. 아버지도 그 답을 기대하셨던 모양이다. 얼마 후 길 건너 시계 수리점의 주인에게서 시계수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난 시계수리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고, 소아마비로 왼쪽 엄지손가락을 잘 쓰지 못해 정교한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시계수리 공부는 몇 달 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그때 아버지에게 그림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그림 공부에 대한 욕구가 다시 생겨.. 202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