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친구1 추리 열매 어머니의 심부름을 가는 길이었다. 그날따라 날은 덥고 길은 멀어 보였다. 정숙이네 과수원을 지나자니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추리 나무 가지가 더위에 늘어져 팔을 올리면 손에 닿을 듯싶었다. 아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얼른 하나 따서 입어 넣었다. 아삭하고 깨무니, 단물이 입가로 흐른다. 꿀을 발라 놓은 듯 달고, 꽃보다 진한 향기가 입안에 퍼진다. 다 먹기도 전에 두어 개를 더 딴다. “너 현숙이지? 이리 와 봐.” 들켰구나.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정숙이 고모가 부른다. “어디 심부름 가니? 덥겠다. 너 이 추리 좀 먹어 볼래?” 정숙이 고모가 나무에서 추리를 하나 따서 내민다. 아이는 아무 말없이 받아 든다. “우리 집에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 좀 있는데, 가.. 2020. 9.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