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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햄버거

by 동쪽구름 2020. 7. 10.

요즘은 먹거리가 다양해졌지만 70년대  가벼운 주머니의 우리들이 사 먹을  있었던 메뉴는 짜장면과 짬뽕 정도였다여럿이 중국집에 가면 일행  누군가 짜장면 먹을 사람,” 또는 짬뽕 먹을 사람” 하고 손을 들게  주문을 했다메뉴판 따위는  필요도 없었다이때 누군가 눈치 없이 물만두나 볶음밥을 먹겠다고 했다가는 심한 눈총을 받았다.

 

본인의 기호에 맞게  짬뽕에는 양파를 넣지 마세요” 또는 짜장에서 돼지비계는  주세요” 등의 주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같이 나온 짜장면에 맛을  하기 위해   있는 일이라곤 고춧가루나 식초를 넣어 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가끔 직장동료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게 된다. 7-8명이 가면 그중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은 두 명 정도다. 남어지는 모두 다른 음식을 주문한다음식을 주문받는 종원업 중에는 아예 종이에 테이블 그림을 그려 주문을 받아 적는 이도 있다그래야 음식이 나오면 주인을 찾아 주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국의 짜장면이나 짬뽕에 비교되는 미국의 대중 식사는 아마도 햄버거일 것이다햄버거와 감자튀김여기에 음료수를 곁들인 햄버거 콤보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   처음 햄버거 전문 식당에 가서 나는 상당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햄버거를 주문할  있는 방법이 수십 가지라는 것이었다.

 

우선 고기를 굽는 정도에 따라 “rare” (살짝 익힌 고기), “medium” (중간치), 그리고 “well done” ( 익힌 고기등이 있으며 햄버거 빵도 통밀이나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사 도우” 등도 있다여기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상추토마토, 양파피클 이외에 베이컨이나 버섯볶음을 올리기도 하고 치즈도 다양한 종류를 선택할  있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엿볼  있는 단면이 아닌가 싶다.

 

미국인과 그들의 정서가 가장  스며있는 것이 미식축구라고   있다시즌이 가장 길고 경기 횟수가 많아 관람객이 많은 스포츠는 야구지만 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것은 미식축구다.

 

공격권을 가진 팀이 공격을 하고 상대팀은 수비를 해야 하며 필드에 나가 있는 11명의 선수들에게는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다이때 자신의 역할이 아닌 다른 플레이를 하게 되면 파울이다.

 

일단 한 번의 공격이 끝나면 공격과 수비팀 모두 따로 모여 다음에는 어떤 플레이를  것인가를 정한다 사람이라도 작전에 따르지 않고 개인플레이를 하게 되면  공격은 무산이 되는 것이다사이드 라인 밖에 있는 감독과 코치는 이런 작전을 숫자로 적어 놓은 카드를 들고 있으며 공격을 주도하는 쿼터 백은 숫자가 적힌 쪽지를 손목에 감고 있다작전은 수신호로 전달이 되기도 하지만 요즘은 쿼터 백의 헬멧에 소형 무전기를 달아 전달하기도 한다.

 

마치 바둑이나 장기처럼 미리 상대방의 수를 예측하고 작전에 따라 움직이지만  안에서 개인의 능력이 발휘되는 경기가 바로 미식축구다.

 

우리가 좋아하는 축구는 한 번에  골씩밖에 넣을  없지만 미식축구는 상황에 따라 점수가 2, 3, 6, 7, 또는 8점까지도 올라간다. 7점을 지고 있던 팀이 마지막 몇 초를 남기고 8점을 올려 역전할 수도 있다돈도 없고 배경이 없어도 성공이 가능한 “아메리칸드림”  정신을 여기서도 발견할  있다.

 

50 주가 모여 합중국을 이룬 미국은 여러 면에서 참으로 복잡한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취향을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해주는 나라 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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