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스파이 영화

by 동쪽구름 2021. 8. 6.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대여해서 보았다. 아마존에 물건을 주문하며 속달이 아닌 늦은 배달을 선택하면, $1의 크레딧을 준다. 이 크레딧으로는 비디오를 사거나 대여할 수 있고, 노래와 전자책을 살 수도 있다. 그동안 모은 크레딧으로 빌려 보았다.

 

영화나 드라마를 스트리밍으로 보게 되면 낮과 밤 구별 없이, 앉아서 또는 누워서도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지만, 집중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상영시간 2시간쯤 되는 영화는 한 번에 다 보기가 쉽지 않다. 무언가 방해물이 생긴다. 이 영화도 이틀에 걸쳐 보았다. 

 

2010년에 나온 영화를 10년이 지난 후에 찾아본 이유는 순전히 작가 ‘최민석’ 때문이다. 그의 에세이집 ‘꽈배기의 맛’을 읽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소재로 한 에세이가 실려 있었다. 2010년부터 100여 편의 개봉 영화를 보고 별점을 주고 있는데, 별점 다섯 개를 준 영화는 고작 5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본 후, 이제 6편이 되었다나. 그러니 어찌 안 찾아볼 수 있겠는가.

 

영화의 원작은 스파이 소설의 대가 ‘존 르카레’의 소설이다. 요즘 나오는 할리우드식 스파이물에는 액션과 여자, 특수효과가 무수히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씬 하나 없이 소설처럼 잔잔히 흐른다.

 

영국 정보국의 국장인 컨트롤은 서커스(정보국) 안에 스파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비밀리에 요원을 부다페스트로 보내 정보를 확인하라는 임무를 맡긴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소련 측에 의해 요원은 총격을 받고,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컨트롤은 책임을 지고 국장직에서 물러나고, 그의 측근이었던 ‘조지 스마일리’ (게리 올드먼)도 권력 교체의 흐름에 휘말려 정보국을 퇴직한다.

 

어느 날 재무부 차관으로부터 서커스 수뇌부에 첩자(두더지라고 부른다)가 있으니 그를 색출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스마일리는 정보국 요원 ‘피터 길럼’(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은퇴한 요원 ‘멘델’ (로저 로이드 팩)과 함께 두더지 색출작업에 돌입한다.

 

영국 정보부 내에 스파이를 심은 건 소련 스파이 ‘칼라’였다. 스마일리는 1955년에 그를 만나 서방으로 탈출할 것을 권했던 인물이다. 칼라는 소련으로 돌아갔고, 소련 스파이계의 고위층이 된 것이다. 

 

이념과 갈등의 시기였던 냉전시대 스파이들의 삶과 고뇌가 녹아 있는 영화다. 영화에는 70년대 부다페스트의 노천카페가 등장하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노래가 나온다. 계절이라면 가을 같고, 음악이라면 잔잔한 실내악 같은 영화다.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라이 마초  (0) 2021.09.26
시 같은 영화  (0) 2021.08.10
내 몸이 사라졌다  (0) 2021.07.15
번 애프터 리딩  (0) 2021.07.08
밤에 우리 영혼은  (0)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