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나는 비밀

온라인 잡지를 만들고 있는 ‘줄리아’는 인기 TV 쇼의 주인공인 ‘윌’과 아일랜드 바닷가의 섬에서 멋진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손님들을 초청한다. 이 섬은 웨딩 플래너가 요리사인 남편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줄리아는 결혼하기 3주 전 윌과 결혼하지 말라는 경고가 적힌 쪽지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와 결혼하기로 한다. 줄리아의 여동생 ‘올리비아’가 신부의 들러리이며, 신랑의 동창 ‘쟈노’가 그의 베스트 맨이다. 

 

하객들은 이틀에 걸쳐 섬에 도착한다. 첫째 날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왔다. 이혼한 줄리아의 어머니, 새로 결혼한 젊은 아내 함께 온 아버지, 윌의 부모님, 그리고 그의 학교 동창들이 왔다.

 

결혼식 전날 밤 열린 파티에서 윌의 동창들은 총각파티에서 친구 중 한 명인 ‘챨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수군거린다. 술이 더 들어가자 학창 시절에 했던 생존게임을 이야기하며 자신들만의 비밀스러운 대화를 이어간다.

 

책의 각장에는 여러 사람이 번갈아 등장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고, 하루 전 또는 몇 시간 전을 오가며 이어진다. 학창 시절의 왕따, 학원 폭력, 온라인 데이트의 허상과 위험성, 가족이란 이름 아래 주고받는 상처, 연인들끼리 만든 섹스 비디오의 파장, 그리고 복수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줄리아의 아버지는 새 아내를 얻고 난 후 딸에게 더 이상 재정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 결혼식을 이 섬에서 하게 된 것도 돈 때문이다. 웨딩 플래너는 그녀가 온라인 잡지에 자신의 결혼식 소식을 올리면 이곳이 널리 알려질 것이라 기대하며 비용을 절반으로 깎아 주었기 때문이다.

 

올리비아가 온 라인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던 남자 친구 ‘스티븐’이 실은 윌이었다. 줄리아가 가족들에게 윌을 소개하는 날, 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올리비아는 이를 언니에게 알리지 못한다.

 

윌과 그의 베스트 맨 인 쟈노 사이에도 비밀이 있다. 윌은 그 비밀을 잊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쟈노는 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윌이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TV 쇼는 본래 쟈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일이다. 하지만 쟈노는 제작사에서 연락을 받지 못했고, 그 역은 윌에게 돌아갔다. 이제껏 쟈노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식에 참석한 제작자를 만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챨리의 아내 ‘해나’에게는 헤어진 남자 친구가 성관계 비디오를 SNS에 올리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두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언니가 있다. 그 남자가 윌이었다. 이런 일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여자가 찍은 남자의 사진이나 비디오가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는 것 같다. 늘 희생자는 여성이다. 이런 것도 성차별이 아닌가 싶다.

 

결혼식 사회를 보는 챨리와 줄리아 사이에도 비밀이 있다.

 

이렇게 섬에는 윌에게 원한과 감정이 쌓인 사람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그는 결혼식날 밤 죽음을 당한다.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면 스릴과 서스펜스에 이끌려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리고 끝부분에 이르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나온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밝히기 어려운 비밀도 꺼내 놓아야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고,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영국 작가 루시 폴리(Lucy Foley)의 장편 소설 ‘하객 명단’(The Guest List) 은 Goodreads Choice Award 추리소설 부분에 오른 베스트셀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