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팟럭2

종강 10년쯤 된 이야기다. 아내가 LAVC에서 미술 공부를 할 때, 학기말 마지막 수업에서는 늘 팟럭을 하곤 했다. 종강 몇 주 전에 팟럭 리스트를 돌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음료수, 접시와 컵까지 각자 가져올 음식이나 물건을 적어낸다. 아내는 커피 케이크를 굽거나, 만두를 튀겨 가기도 하고, 잡채를 만들어 간 적도 있다. 이번 도자기 반에서도 마지막 날 팟럭을 한다. 나는 세 학기 째 아멜리아가 담당교수인 클래스를 듣고 있다. 그녀는 팟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그녀의 방식이 옳다. 학생들에게 팟럭의 부담을 주어야 하나 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마지막 수업 날, 팟럭에 대한 기대없이 학교에 갔다. 교실에 들어가니 한쪽 구석 테이블에 Porto’s 상자가 6-7개, 커피 .. 2025. 6. 8.
아크릴화 I (6) 학기가 끝이 났다. 마지막 과제물은 기억 속 한 장면, 또는 물건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나무, 유리, 철판 등, 캔버스가 아닌 표면에 그리는 것이었다. 나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 상자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아내가 큰 물건을 살 때 따라온 골판지를 골라 주었다. 두툼한 골판지였는데, 판지 사이의 물결 모양 골 때문에 생각지도 않았던 멋진 효과가 생겨났다.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지만, 추상화는 대상을 잘 관찰하고 이미지를 잘라 작가 나름 해석을 해서 그리는 그림이다. 나는 세 가지 스케치를 해서 교수에서 보여 주었다.  내가 선택한 세 가지 소재는 (1) 역마차와 말 – 내 나이 6-7살쯤 되었을 무렵의 일이다. 아직 소아마비를 고쳐보겠다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때다. 침과 뜸 치료를 받고 있었.. 2024.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