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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3

또 딸입니다 딸아이가 둘째를 가졌다. 내년 1월에 낳으면, 첫째 하린이와는 23개월, 두 살 차이다. 터울로는 딱 알맞다. 친정아버지의 마음은 기쁨보다는 딸 걱정이 먼저다. 임신과 출산, 게다가 고만고만한 아이 둘을 키우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얼마 전 초음파 검사를 하고 아기의 성별을 알게 되었다. 딸이다. 소식을 듣는 순간, 혹시나 시부모님이 실망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돈은 나보다 나이가 한두 살 아래지만, 언행을 보면 상당히 한국적이다. 사위가 외아들인데 첫아이가 딸이었으니, 둘째는 아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서다. 이미 여러 명의 손자 손녀가 있는 내게 손주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임산부와 아기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보니, 굳이 따지자.. 2021. 9. 12.
미혼모 2008년 제138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가와카미 미에코'의 소설 ‘젖과 알’(Breasts and Eggs)을 영어 번역판으로 읽었다. 일본에서는 긴 문장과 난독성으로 찬반양론이 일기도 했다는데, 영어 번역본은 쉽게 쓰여 있었다. 책에는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는 처진 가슴을 고민하며 유방확대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39세의 ‘마키코’와 초경을 앞둔 그녀의 딸 ‘미도리코’가 등장한다. 곧 여성이 된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끼는 미도리코는 엄마와 대화를 끊고 노트 필담으로만 의사 표현을 한다. 두 모녀가 도코에 사는 마키코의 동생인 화자 ‘나’의 아파트에서 보내는 사흘간의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앞선 글에서 화자였던 ‘나츠코’가 주인공이다. 8년이란 세월.. 2021. 3. 13.
딸이 출산하던 날 딸아이가 아기를 낳았다. 아침에 병원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고, 오후에는 사위와 함께 병실에서 찍은 웃는 모습의 사진까지 보내왔다. 그동안 여러 명의 손주들이 태어났지만, 병원에 간다고 소식을 주고, 사진까지 보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에 아기 사진이 뜨면, 그제사 “아, 아기가 나왔구나” 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자꾸 마음이 갔다. 저녁까지 아기가 나오지 않았다. 유도분만을 하게 된다며 아마도 밤에 아기를 낳을 것 같다고 했다. 자고 일어나면 손녀의 사진을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전화기를 열어보았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싶어 메시지를 보내니 한참만에 답이 왔다. 아기가 나오지 않아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 2020.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