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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2

병원 이야기 (4) 20여 년 전의 일이다. 정기검진을 하던 중, 주치의가 내 심장이 남들보다 빨리 뛴다고 했다. 계속 빨리 뛰면 결국 심장근육이 지쳐 멈추지 않겠느냐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며 심장 전문의를 보라고 했다. 심장 사진도 찍고, EKG 검사도 했지만 원인은 알아내지 못했다. 그때부터 심박동을 늦추는 약을 먹기 시작했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중추신경이 손상되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 지난 6월 초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더니, 주치의가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며 깜짝 놀란다. 일분에 120 정도가 나왔다. 100이 넘으면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본다. 생각해 보니 이틀 동안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 EKG 검사를 하더니, 그래프가 전.. 2022. 7. 1.
작은 이별들 나이가 들며 겪는 일 중의 하나는 나와 익숙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 곁에서 멀어져 가는 일이 아닌가 싶다. 시작은 몇 년 전 내가 20년이나 단골로 다니던 자동차 정비소의 주인 ‘밥’이 갑자기 사라진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10-15만 마일이나 된 10년도 넘은 낡은 차들을 마음 놓고 타고 다녔던 것은 순전히 그의 덕이었는데, 어느 날 가보니 자리에 없었다. 아파서 병원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이웃집 주유소 주인에게서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암을 너무 늦게 발견했다고 한다. 그 후 지금까지 나는 새로운 정비소를 찾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딜러에 다니고 있다. 두 번째 이별은 내 주치의였다. 그는 머리가 빠져 훤하게 드러난 이마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머리숱이.. 2021.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