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13

이교수의 요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19) 확산 우려 속에 ‘요트’를 구입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간 것을 두고 연일 정치권 안팎에서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며 다시 한번 ‘내로남불’ 증후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나라다. 누구나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돈을 벌고, 번 돈으로 먹고 싶은 것을 사 먹고, 입고 싶은 옷을 입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다. 누군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면, 축하해 주어야 할 일이 아닌가. 직장을 때려치우고 전세금과 퇴직금을 들고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그들은 여행 중에 블로그에 사진과 글.. 2020. 10. 9.
먼 북소리 ‘먼 북소리’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 - 1989년 사이 3년 동안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살며 쓴 책이다. 책 표지에는 “낭만과 감성의 유럽 여행 에세이”라고 적혀 있지만, 여행기라기보다는 그 3년을 전후한 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3년 동안 유럽에 머물며 그는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 같은 대표작을 썼고, 번역작품도 여러 편 발표했다고 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끝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여행기는 저자의 좌충우돌 여행 경험담과 여행지에 대한 묘사를 담고 있지만, 이 책에는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가 경험한 유럽의 도시들과 거기 사는 사람들에 대한 그의 .. 2020. 9. 22.
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에는 페이지 숫자가 없고, 목차도 없다. 세어보기 전에는 몇 쪽인지, 몇 편의 산문이 실려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책의 두께를 자로 재어 보았다. 24 mm 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수염을 기르고 있다. 처음에는 3 mm 길이로 다듬었는데, 너무 길다 싶어 요즘은 1 mm 클립을 끼워 다듬는다. 2 mm 가 마음에 드는 길인데, 내가 산 면도기에는 2 mm 클립은 없다. 이틀쯤 수염을 깎지 않으면 1 mm 쯤 자란다. 24 mm의 두께는 내가 48일 동안 자르지 않은 수염의 길이와 같다. 나는 이 책을 아껴가며 매일 조금씩 한 달쯤 읽었다. 어떤 글은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 같기도 하며, 어떤 것은 그가 지어낸 이야기지 싶은 글도.. 2020. 8. 25.
낯선 것에 익숙해지기까지 수년 전의 일이다. 한국에서 손님이 다녀갔다. 그중 한 사람이 수년 전 내 책을 편집해 주었는데 친구 두 명과 함께 휴가차 미국에 온 것이다. 마침 일행 중 한 사람의 후배가 패서디나에 살고 있었다. 1주일 머무는 동안 내가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은 고작 3일이다. 난 무언가 재미있고 기억에 남고 그리고 미국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고민한 끝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게티 뮤지엄을 선택했다. 차로 이동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먼길을 돌아가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에 과연 어떤 인상을 받고 갔는지 궁금하다. 그녀들과 며칠을 함께 다니며 나는 나대로 한국을 떠난 20여 년이란 세월이 가져다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두 번째 만난 날 한 친구가 하는 말이 내가 하는 말 중에 가끔씩 낯설고 낡.. 2020.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