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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병원2

쌀과자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의 중심에는 늘 내가 있다. 이번 일도 시작은 나였다. 11학년에 다니는 조카딸 민서가 벌써 내년 가을이면 대학 입학원서를 써야 한다. 3월에 시작된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다음 학기에도 언제쯤 학교에 돌아가게 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의 대학 입학은 수능이나 내신 등의 점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원자의 학교 활동과 인성을 고루 참작하여 정해진다. 그중 하나가 봉사활동이다. 봉사 활동으로 크레딧을 쌓아야 하는데 이러고 있으니 고민이라는 것이다. 잠시 생각한 후 내가 의견을 내놓았다. 요즘 민서가 과자 굽는 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과자를 구워 집 근처 양로병원에 가져가면 어떤가 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비영리 단체를 찾아가 봉사를 하는 것도 좋.. 2020. 11. 27.
노인들의 이야기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작, ‘올리브 어게인’을 읽었다. 퓨울리쳐 상을 받았던 ‘올리브 키터리지’의 후속 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무대는 메인 주 코스비라는 작은 마을이다. 그냥 순서 없이 한 편씩 읽어도 좋은 단편을 모아 만든 연작소설집이다. 각자 참으로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연히 한 마을에 모여 살며 우여곡절을 이겨낸다. 그녀의 이야기는 어딘가에서 본 듯한, 누군가에게서 들은듯한 사연들을 담고 있다. 슬픈 일도 너무 슬프지 않고, 화나는 일도 크게 화나게 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그냥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끝이 난다. 이 책은 특히 인생의 막바지, 노년을 담고 있어서 노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마냥 칙칙하거나 어둡지 않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내가 .. 2020.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