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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4

나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는 일찍이 ‘자기만의 방’이라는 책을 통해 여성이 제대로 문학을 할 수 없는 것은 여성은 돈이 없고 자기만의 방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나는 방의 소유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게는 밤이면 두 다리 뻗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3년 전, 코로나 펜데믹으로 자택 대피령이 내려 사무실 출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몇 주 또는 몇 달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장기화하며 결국 재택근무로 전환하게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집에 있는 3개의 방에는 모두 주인이 있다. 작은 방 두 개는 우리와 살고 있는 조카 둘이 하나씩 차지하고 있고, 큰 방은 아내와 내가 쓴다. 아이들도 학교에 나가지 못하니 .. 2023. 3. 9.
잡문집 한국 전쟁 전후로 태어난 내 또래라면 대부분 학창 시절 시작노트 한 권 정도는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가을이면 학교마다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고, 문예지를 발행하는 학교도 많았다. 아이들 키우며 정신없이 살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여유가 생기니 다시 글을 쓴다. 한국에도 글 쓰는 모임이 많이 있고, 이들을 상대로 등단의 기회를 주는 비주류 문예지도 많은 것으로 안다. 미주 한인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가 사는 남가주에도 이런저런 문학단체들이 많다. 매년 문예지를 발행하며, 신인상을 주어 문인을 만들어 준다. 그렇게 문인이란 딱지를 얻은 사람들은 팔리지도 않는 책을 자비로 출판해서 출판기념회를 한다. 한인신문에는 독자란이 있어 여기에 글을 발표할 수 있지만, 시를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은 극히 제한적이라.. 2022. 8. 6.
더 플롯 (The Plot)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간다. 어떤 이야기는 독백이며, 어떤 이야기에는 두 사람이, 또 다른 이야기에는 여러 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같이 자란 형제, 수십 년을 함께 산 부부 사이라도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는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 겪었어도 기억하는 내용은 다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고 들을 것이 모두 이야기가 될 수 있으므로, 가족, 친구, 이웃, 또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들은 것도 이야기로 남게 된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차고 넘치면 덜어내게 된다. 아마도 이런 과정이 창작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쓰지만, 작품이 늘어나며 이웃과 친구, 나중에는 남의 이야기를 가.. 2021. 8. 14.
42. Why do I write? I used to send poems to teens’ magazines and papers and sometimes they were published. The girl who had the short hair encouraged me to be a poet. I wrote an essay questioning why Korean cookie companies used English names instead of Korean ones and sent it to Dong A newspaper, and they published it. Grandpa was so proud of me and he showed it to his friends. In Korea, every newspaper had litera.. 2021.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