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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2

무라카미 라디오 나는 활어회보다는 생선을 숙성시켜 먹는 사시미를, 사시미보다는 매운탕이나 소금구이를 좋아한다. 매운탕은 명태, 대구, 민어, 우럭 같은 담백한 생선이 좋다. 비린맛이 너무 강한 생선은 매운탕에 적합하지 않다. 생선 매운탕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생선 알과 내장을 넣고 끓인 알탕이다. 음식에도 유행이 있는 모양이다. 20여 년 전 LA에서는 알탕이 크게 유행했었다.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집의 메뉴에는 꼭 알탕이 들어 있었다. 요즘은 알탕 먹기가 쉽지 않다. 모든 생선은 구워 먹으면 맛있다. 좋기는 연탄이나 숯불 같은 직화에 올려 굵은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생선구이를 먹을 때는 하루키 식으로 먹는다. 구운 생선 살에 와사비를 약간 묻혀 간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와사비가 생선의 비린 맛을 .. 2021. 6. 1.
할머니의 고추장 고추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때의 일이라고 한다. 조선 개화사에 의하면 이때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을 돌살키 위하여 가져왔으나 우리 체질에 맞아 즐겨 먹게 되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내가 매운맛을 접한 것은 3-4 살 무렵의 일이 아닌가 싶다. 김치를 물에 씻어 밥에 올려 먹은 것이 내가 처음 맛 본 매운맛이다. 그 무렵의 아이들은 대개 물에 씻은 김치를 시작으로 밥상 위의 반찬에 맛을 들여 갔다. 내가 자란 외가에는 손바닥 만한 마당에 반지하의 창고가 있어 그 지붕에 할머니의 장독들이 있었다. 그중 할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고추장 항아리였다. 3-4년쯤 묵힌 찹쌀고추장은 요즘 고추장과는 달리 검은빛이 돌며 끝 맛이 달짝지근했다. 가을이 되면 할머니는 고추를 말려 씨를 빼고 .. 2020. 9. 30.